만화가 시카와 유우키의 미션쨩 감상
「어쩐지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끝없이 이어지는, 이상한 긴장감으로 가득찬 세계.
자살한 주인공이 아저씨에게 감금당했단 사실을 깨닫는 장면, 잡초를 뽑다가 이상한 생명체를 만나는 장면,
개에게 먹이를 던져 주는 장면, 상사의 아들을 상대하는 장면, 전람회에 가는 장면,
조난당한 아들의 수색에 동원되는 장면, 몰래 쉬고 있던 걸 수색대에게 들키는 장면, 닭을 사냥하는 장면,
손 세정제로 얼굴을 씻는 장면, 아들의 아틀리에에서 대기하는 장면, 피자를 먹는 장면,
닭을 사냥하다 강물에 빠지는 장면, 입원 중인 아들을 문병 가는 장면, 학교에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 기폭 단추를 누르는 장면.
이야기의 모든 국면에서 「이 다음 장면에서 일이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만화처럼 장난기 없이 한 순간도 늘어지지 않고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예상만으로 긴장감을 지속하는 작품은 좀처럼 만난 적이 없다.
(예시가 좀 어렵지만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이 그런 느낌이었다.)
여기엔 구조적인 장치가 숨겨져 있다. 이 만화는 「자살해서 지옥에 떨어진 소녀의 말로를 그리는 우화」를 가장한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자살이라는 죄에 대한 청산」 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원하게 된다.
무심코 「인과응보」를 기대하고 만다. 재활 수준의 가벼운 강제 노동으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끝날 듯 안 끝날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이야기의 마지막 씬에 등장하는
폭탄을 장착하는 시퀀스의 긴장감은 절정에 달해, 읽는 사람은 무심코 몸을 떨게 될 정도이다.
결국 미션은 문제 없이 수행되고, 주인공은 초반에 아저씨가 말했던
「인생, 그것의 의미는 알 수 없다. 그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라는 대사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어쩌면 8화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게 끝이라는 전제 하에)
만화를 1화부터 다시 읽어보면, 처음에 주인공은 자신이 있는 세계를 그저 지옥이라 여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살기 위해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대모험이란 이토록 지루하고, 성가시며, 개고생만 할 뿐이구나」
생각해보면 현실의 일상또한 마찬가지이다.
분명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도, 주인공이 그랬듯 지옥같다 생각하면 지옥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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